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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열풍에…비메모리 반도체 ETF도 10%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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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산업 발전에 대한 기대로 반도체 테마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투자하는 ETF의 상승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비메모리 반도체는 정책적 수혜까지 예상되기 때문에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했다.

커지는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 ETF 중 해외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6개 펀드의 최근 1개월간 평균 수익률은 19.19%였다. 이 기간 30% 넘게 뛰어오른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덕을 톡톡히 봤다.

반면 국내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ETF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국내형 반도체 ETF 5종의 1개월 수익률은 평균 10.58%였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ETF가 앞으로는 유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존 주력 상품인 메모리 반도체가 아니라 비메모리 반도체에 편승한 상승세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사람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부터 이미지 정보를 습득·변환하는 센서까지 포함한다. AI 산업이 발전하면 비메모리 반도체 신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는 경기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크지만 비메모리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지난해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513조원을 기록했다. 150조원에 불과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세 배가 넘는 규모다.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최근 3년간 연평균 37.4% 커졌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10.5%였다.

종합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해 경기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라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파운드리 생산력을 높여 글로벌 1위인 대만 TSMC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선두 경쟁을 벌인다는 구상이다.

정부도 ‘비메모리 시프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부는 ‘반도체 기술 로드맵’을 통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와 파운드리 사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ETF 6개월간 38% 상승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반도체 ETF 중 비메모리 분야에 특화된 상품으로는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 ‘KODEX Fn시스템반도체’ 등이 꼽힌다. 두 ETF는 삼성전자 비중이 가장 높고 DB하이텍, 한솔케미칼 등 후공정 및 장비업체들을 담고 있다.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38.62%로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반도체 ETF 중 가장 높다. 215억원이던 순자산도 지난달 30일 기준 1000억원을 넘어섰다.

육동휘 KB자산운용 ETF전략실장은 “비메모리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업황을 덜 타기 때문에 성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정진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팀장도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비메모리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기로 했기 때문에 하청 기업들도 낙수 효과가 기대된다”며 “비메모리 관련 ETF들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배성재 기자 ship@hankyung.com